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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국내언론

[인터뷰] 통상교섭본부장 - "원군없는 통상전쟁 너무 외로워"

부서명
작성자
작성일
2004-03-05
조회수
5069

 

[issue] "원군없는 통상전쟁 너무 외로워"

"칠레와 협상을 진행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막판에 와서까지 '왜 하필 이면 칠레냐'고 따지는 통에 정말 괴로웠습니다.

"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한국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 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마음고생을 가장 많이 했던 인물이다.

FTA의 외톨이였던 한국에 이번 일은 첫걸음에 불과하고 앞으로 일본과 싱가포르 나아가 미국 중국과 자유무역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누가 이 일을 맡든 암담할 수밖에 없으리란 생각이다.

황 본부장은 그 동안 자료도 많이 만들었고 TV에 나가 설명도 하고 농 민들과 대화도 많이 했는데 협상과정의 문제점이 아닌 '원초적인 문제' 에 매달리는 행태만큼은 버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통상협상을 맡은 책임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얻어 내기 위해 외롭게 '총성 없는 전쟁'을 벌여야 한다.

더욱이 점점 더 거칠어지는 세계 통상 환경 속에서 FTA같은 대규모 협 상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특히 협상단계에서는 함부로 내용을 공개하기 도 어려워 외로움은 더할 수밖에 없다.

한ㆍ칠레 FTA의 경우 칠레를 협상 파트너로 선정한 시기는 98년 11월. 당시 대외경제조정위원회에서 FTA 체결을 추진키로 했고 그해 아시아ㆍ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ㆍ칠레 양국이 FTA 추진 에 본격 합의했다.

이후 양국 협상단은 칠레와 한국을 오가며 협상에 돌입해 2002년 10월 협상 타결을 발표하고 2003년 2월 정식 서명이 이뤄졌다.

결국 국회를 통과하는 데만 꼬박 1년을 허비한 셈이다.

황 본부장은 "이런 시간낭비를 없애려면 파트너 선정 이전 단계에서 난 상토론을 벌이며 각계 의견을 듣는 과정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일단 파트너가 선정된 이후에는 협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야 한다"고 강조한다.

협상 중간이나 종료 후에 온갖 잡음이 나오면 협상 담당자들만 피곤해 지고 자칫 국제적으로 나라 망신을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황 본부장은 이 때문에 FTA 추진 절차와 관련한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 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특정 국가와 FTA협상을 개시하기에 앞서 의회에 알리게 명문화 돼 있습니다.

대통령이 의회가 규정한 통상법에 의거해 무역대표부(UST R)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특정 국가와 언제부터 협상을 하기로 결정했 음을 통보합니다.

의회에 FTA 추진 절차를 명시하는 것입니다.

이에 비 해 한국에서는 FTA가 국회에 보고하는 여러 현안 중 하나로 취급됩니다 . 그러니 나중에 가서 '왜 하필이면 칠레냐'는 식의 얘기가 계속 나오 게 됩니다.

" 황 본부장은 칠레에 이어 본격적인 정부협상에 들어간 한ㆍ일 FTA에 대 해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한ㆍ일의 목표는 양국간 '이익 균형'입니다.

일본 평균 관세율이 한국 보다 낮고 선진경제라는 측면을 감안할 때, 일본측의 보다 많은 품목 조기 관세철폐가 이뤄져야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본은 세계 통상 10위권이라고 볼 수 있는 한국이 개발도상국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는 반응입니다.

" 한국은 '이익 균형'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기계ㆍ전자 부문 등 상대적 으로 취약한 분야에 대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관세철폐 시기를 늦 추는 것을 목표로 협상에 임할 방침이다.

실제로 전기ㆍ전자기기의 국산화율(2000년 기준)은 한국이 55.4%에 그 치고 있는 반면 일본(93년 기준)은 94.8%로 경쟁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 고 있어 문호 개방시 이들 분야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황 본부장은 이처럼 향후 험난한 일정이 예상되는 한ㆍ일 FTA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언론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했 다.

"반일 감정이 심각하기 때문에 한ㆍ일 FTA 추진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협상과정에서 '일본 통상압력에 굴복했다' 등의 식으로 여론몰이가 나 타나면 한ㆍ일 FTA 추진이 더욱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 에 언론이 이해하고 도와주지 않으면 제대로 협상이 되지 않습니다.

국 익을 위해 파트너와 치열하게 싸우는 데 주력해야 할 협상가들이 국내 여론몰이로 인해 힘이 빠져서는 안됩니다.

통상 협상가들에게 힘을 실어줍시다.

 

<장용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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