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 11.2, 문화일보>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됐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올해는 영화와 휴양지로 친숙한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세계(new ideas, new world)’라는 주제로 3~4일 이틀 동안 개최된다. G20 정상회의는 2009년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국제 경제협력의 최상위 포럼으로 발전한 이래 빈곤·실업·식량·에너지·기후변화 등 지구촌이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번 칸 정상회의는 세계경제가 유럽의 재정위기로 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시점에 개막돼 그 어느 때보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경제는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유럽의 재정위기는 금융과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신흥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유럽의 위기는 더 이상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계의 문제다. 따라서 유럽 차원의 대응과 함께 세계경제(국내총생산·GDP)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G20 차원에서 회원국 간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 의장국인 프랑스는 이번 G20 칸 정상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의 해법을 도출하고 나아가 새로운 국제 경제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국제통화제도 개혁,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분야에서 논의를 주도할 계획이다.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유럽 재정위기 이외에도 세계경제 불균형, 실업과 경기침체, 식량 위기, 에너지 문제 등 산적한 지구촌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서울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세계경제가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이루기 위한 틀을 마련하고 미국과 중국 간 환율 갈등을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풀어 나가도록 기여한 바 있다. 특히 서울 정상회의에서 ‘서울 개발 컨센서스’, ‘다년간 개발 행동계획’을 채택하고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일환으로 국제통화기금(IMF) 대출제도를 개혁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G20 체제를 보다 공고히 했다.

이번 G20 칸 정상회의에서도 우리나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처방을 제시하고 G20의 모든 의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인프라, 식량안보, 개발경험 공유 등 개발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고 건전한 경제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동성이 없어 위기에 빠질 수 있는 국가들을 돕기 위해 IMF 대출제도를 더욱 개선시켜 나갈 것이다.

또한 경제위기로 인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녹색성장 선도국으로서 청정에너지의 보급 및 확산을 통해 녹색성장을 세계에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기업인의 모임인 G20 비즈니스 서밋을 시작한 이명박 대통령은 현지 시간 2일 프랑스 전경련이 주최하는 비즈니스 서밋(B20)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민간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세계는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상호 연결돼 있다. 그런 만큼 현대인은 한 국가의 작은 문제가 곧바로 지구촌의 문제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지구촌 난제들은 주요국 모임인 G20의 리더십과 모든 국가의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감독도 주연배우도 조연배우도 따로 있을 수 없으며, 모두가 각자의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칸에서 트로이카 의장국의 일원으로서 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